까마귀와 검은 날과 비행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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살짝 불어오는 바람에 바다 내음이 묻어있어

여기까지 오는 길 험난했으나

떼써도 달래줄 이 없으니

벌써 길을 잃은 우리는 하릴없이 둘러앉아

붉은 실금 가득한 발만 내려다보고 있었다네

 

여전히 불안한 우리들은 밤에는 새가 되어

그래 까마귀가 되어 아무도 보지 않는

검은 날을 비행하자

그 누구도 우릴 보지 못 한 대도

내 옆자리 불어오는 날갯바람 그대의 것이라면

나 외로울 일 없으리

 

다시 툭툭 털고 일어나 갈 힘은 아직 없는데

파도가 넘실넘실 발을 적시며

여행을 재촉하네 어째서

 

나는 초라하고 초라해

나의 마음 하나 알지 못하고

너의 마음 하나 읽지 못해

그래도 네 옆을 허락해 준다면

난 누구보다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아

 

여전히 불안한 우리들은 밤에는 새가 되어

그래 까마귀가 되어 아무도 보지 않는

검은 날을 비행하자

그 누구도 우릴 보지 못 한 대도

내 옆자리 불어오는 날갯바람 그대의 것이라면

나 외로울 일 없으리

 

외로움이 존재하는 이 세상이

잘못된 거라고 말해줘

마음 가득 찢어지는 꽃샘추위에

내가 무너지지 않을 때까지